|
|
|
|
|
|
|
|
|
|
|
|
|
노동영 교수에게 물어보다
- 1
- 내 인생에 자양분이 된 숨겨진 습관(secret habit)은?
- 아무리 늦게 자도 새벽에 일어나서 늦어도 오전 6시 반까지는 출근한다. 누구보다 부지런해야 남들보다 더 많이 배우고 익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래서 제일 일찍 병원에 나와야 안심이 된다.
- 2
- 내게 힘을 주는 경구나 명언은?
- Deserve the Desire (많이 갖추고 나서 소망하라). 20대에 우연히 충격처럼 받아들였던 말이다. 하루의 성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꾸준히 정진하면 결국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
- 3
- 슬럼프에 빠지면 어떻게 극복하는지?
- 새로운 곳을 여행한다. 그리고 주위의 분위기를 바꾸려고 노력한다. 언제나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려고 한다. 슬럼프가 곧 사라지고 새로운 국면이 올 것으로 믿는다.
- 4
- 스무 살 때와 지금 내가 달라진 점은?
- 젊었을 때에는 무엇인가 이루려고만 했는데, 지금은 어떻게 하면 나눌 수 있을까 에 더 신경을 쓰게 된 것 같다. 그러나 아직도 젊게 살려고 노력한다.
- 5
- 내 경험에서 가장 뼈아팠던 때와 교훈을 들려준다면?
- 2005년 다른 병원에서 온 환자의 종양을 제거했다. 그런데 이 환자를 처음 진료한 병원에서 유방의 종양조직이 바뀌는 바람에 고생한 적이 있다. 법원에서는 그 병원의 책임만 묻고 내게는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일부 언론이 선정적으로 보도하고, 환자의 막말을 들어야 했다. 의사란 직업에 회의가 들었다. 그러나 내게 수술 받은 환자들이 곁에서 큰 힘이 됐다. 비너스 회원들이 80명도 넘게 찾아왔다. 모두 손에 장미를 들고서였다. “선생님 우리가 있잖아요, 힘 내세요.” 나는 “저, 괜찮아요. 기운 내고 다시 여러분 곁에 있을 게요” 그렇게 말했다. 의사는 환자를 위해 존재한다. 의사를 믿는 환자가 있는 한 어떤 시련이라도 이길 수 있다.
- 6
- 내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 이현재 박사다. 내 장인이기 전에 선비란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박태준 명예회장도 존경한다. 개척자이기 때문이다.
- 7
- 나를 감동시킨 사람이 있다면?
- 김종한 종합전기 대표다. 내 은사인 최국진 명예교수의 친구 분이시다. 내가 이 길에 들어섰을 때부터 가르치고, 도와온 어른이시다. 항상 자신에게 충실해라, 마음이 변함 없어야 한다, 그렇게 말씀하셨다.
- 8
-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는?
- 피아니스트 서혜경 씨다. 투병을 끝내자마자 예술의 전당에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했다. 팜플렛에 그렇게 쓰여 있었다. ‘라흐마니노프는 우울증을 치료해준 의사 니콜라이 달에게 곡을 바쳤다. 나는 이 곡을 노동영 교수에게 헌정한다.’ 나는 눈물이 핑 돌았다.
- 9
- 나의 라이벌은?
- 나 자신이다. 스스로의 한계를 인정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어떤 때에는 한계를 넘지 못한 채 그걸 넘어서는 장면을 상상하고는 잠시 좌절한다.
- 10
- 의사를 선택한 계기는?
- 어렸을 때부터 아버님(노관택 전 서울대병원장)이 진료하는 모습을 봐왔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의사의 길을 가게 됐다. 의사는 정말로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외과를 택한 건 돌아가신 김진복 교수님에게 끌려서였다. 그 분은 내가 학생 때 지도교수였다. 외과계의 거장이었고, 나는 그 자신감 있는 모습을 존경했다.
- 11
- 이 직업에서 이것만은 갖춰야 한다는 자질이 있다면?
- 근면, 성실, 인내가 필요하다. 거기에 외과의사는 특히 체력이 바탕이 돼야 한다. 신체적으로 힘든 만큼 환자에 대한 무한 애정도 필수다. 여기에 예술적 감각까지 있으면 정말 좋은 외과 의사가 될 자질이 있는 거다.
- 12
- 이 직업 정말 잘 택했구나 싶었던 때는?
- 서울대병원의 유방암 환우 모임인 ‘비너스회’에서 환자들이 나를 반길 때다. 그들이 웃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때 ‘참 내가 좋은 길 택했구나’하는 느낌이 온다. 뿌듯해진다.
- 13
- 같이 일을 하며 내게 믿음을 주는 사람(선후배/동료)은?
- 글쎄, 한번 손꼽아볼까. 우선, 은사인 최국진 서울대병원 명예교수님이 계시다. 그리고 한국유방암학회를 같이 일궈낸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양정현 교수님, 건국대병원 백남선 교수님,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정상설 교수님, 연세대 영동세브란스병원 이희대 교수님, 충남대병원 장일성 교수님, 영남대병원 이수정 교수님, 순천향대병원 이민혁 교수님 등이다. 이 분들은 인생과 학문의 선배들이다.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새로운 분야를 창조해냈다.
- 14
- 사람들을 어렵게 설득해야 할 때 내가 쓰는 방식이 있다면?
- 내게 사심이 없고 그 일이 정말 옳다는 것을 보이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거기에 대해 미리 준비해서 안심하도록 만든다.
- 15
- 앞으로 꼭 해내고 싶은 희망이 있다면?
- 2000년 설립한 한국유방건강재단의 활동을 확대하겠다. 핑크리본 캠페인도 더욱 더 활성화시켜서 환자들에게 좀더 많은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 이런 활동에 보다 많은 동료 의사들이 참여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겠다. 지금까지 연구해온 종양표지자의 발견과 종양줄기세포 연구에 더욱 매진하겠다. 이 연구 결과가 실제 환자들에게 쓰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